강아지 배변봉투, 입질 말티즈 공주 이야기

강아지 배변봉투는 산책 필수품중 하나다. 반려견의 스트레스 감소와 주인과의 유대감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게 매일매일 하는 산책인데, 배변봉투 없이 나갔다가는 과태료를 물 수 있기 때문.

내가 키우는 말티즈 공주는 실내배변도 하지만 산책중 실외배변을 절대 잊지 않는다. 안나오면 쥐어짜내서라도 기어이 하고야 만다. 아마 자기만의 기분좋은 행사 쯤 되는듯. 뭐 길에서 개똥 치우는데 딱히 불만도 없고 볼일을 끝내고 한껏 업되어 뛰어다니는걸 보면 귀엽긴 하다. 근데 문제는..

입질 심한 말티즈 키우는 심정, 배변 봉투 이야기


강아지 배변봉투, 입질 말티즈 공주 이야기

산책을 끝내고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는 공주

꼭 사람들 지나다니는 도로 한복판에서 용변을 본다. (좀 한적한 가장자리에서 보면 안되겠니? 내가 안치우겠다는 말이 아니라 사람들이랑 차 씽씽 지나다니는 도로 한복판에서 개똥 줍는거 살짝 부끄럽단 말이야. 조용히 여유롭게 치우고 싶다구!)



처음엔 대충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면서 치웠다. 근데 봉지를 손에 움켜쥐어도 냄새가 뚫고 나오는 느낌도 들고, 들고 다니기엔 좀 없어보이기도 해서 배변봉투를 샀다. 향기도 나고 디자인도 예뻐서 나름 만족중.



앙증맞은 크기에 동글동글 디자인 귀엽다

볼펜보다 살짝 작은 사이즈에 동글동글 귀여운 디자인이다.



안에 강아지 배변봉투가 들어있고 한장씩 뽑아쓸수 있다.



이렇게 뽑아쓰면 된다. 약간 허브? 향수같은 향이 진하게 퍼지는데 아마도 개똥 냄새를 무마시키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한다. 까만 봉지보다는 훨씬 스타일리쉬한듯.



개똥을 치운 뒤에 이렇게 뒷쪽 클릭에 걸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 방법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 강아지 산책시키다보면 몇몇 분들이 산책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공주가 싼 똥도 아닌데 나보고 치우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암튼 애견인들은 강아지 산책 시키다 보면 다양한 산책 시비를 경험하게 된다.

그 후로는 그냥 배변봉투를 사람들 눈에 잘 보이게 손에 쥐고 다닌다. (난 언제든 개똥 치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야! 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랄까.) 그 후론 확실히 산책중 개똥 시비 횟수는 줄어든 느낌이다.



이렇게 산책가방에 고리를 걸어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사나운 말티즈 강아지 공주, 산책으로 친해지다 

말티즈 강아지 공주를 입양받아 키운지 이제 7개월정도 되어간다. 아기 강아지를 입양받은게 아니라 6살된 성견강아지였기 때문에 그 아이나 나나 적응하기까지 한참 오래 걸렸다.

애기때부터 키우면 체계적이고 따뜻하게 잘 교육한다는 가정하에 그늘없고 사회성 괜찮은 강아지로 키울수 있다. 그런데 성견 강아지를 입양받게 되면 일단 기존의 자기 성격이나 특유의 버릇들을 딱 갖고 들어오기 때문에 생각치도 않았던 변수들이 곳곳에 등장하게 된다. (성견 강아지 입양을 반대하는게 아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라는 말 참 좋은 말이다. 다만 성견강아지를 입양할 계획이라면 여러가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꼼꼼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



강아지는 역시 털빨. 개껌을 사수하겠다며 귀여움 뿜뿜 공주

공주는 이제껏 키워왔던 강아지들이랑은 좀 달랐다.

일단 기본적으로 입질이 있었고, 산책중 행인들에게 공격성도 있었다. 말티즈 특유의 두려움 없는 기질은 당연히 베이스로 깔고 간다. 두말하면 숨찬다.

특히나 첫 한달 정도는 견주인 나에게조차 전혀 마음을 열지 않고 조금만 자기 기분에 안맞으면 으르렁대기 일쑤였다. 미용, 목욕중 물리기도 여러 차례. (얼굴은 예쁘게 생겨갖고 하는 짓은 영..)

강아지를 15년넘게 키워본 나로써는 처음 겪어보는 당혹감이었다. 강아지 키우는거 사실 별거 없다. 사료 괜찮은거 먹이고 정기적으로 산책해주고 아플때 병원 데려가주면 알아서 잘 큰다. 이제껏 내가 키웠던 강아지들은 순하고 착하다는 말만 들었지 단 한번도 사람에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근데 공주의 공격성은 ‘개는 훌륭하다’,’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민견들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나름 베테랑 견주라고 자부해왔는데 참 쉽지 않았다.



결국 공주와 친해지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산책. 데려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산책을 시켰다. 그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게 산책이니까. 내가 옷만 갈아입으면 소시지를 먹다가도 내팽개치고 바로 현관앞으로 달려가 대기한다.

하루 30분~40분 정도 꾸준히 산책시켜 주었고 (그 이상은 내가 힘들어서 못한다. 강아지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내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다.) 산책이 끝나면 입질 방지를 위해 입마개를 한 뒤 발을 닦였다. 발을 닦인 뒤에는 항상 맛있는 개껌을 선사했다.

이 과정을 한달 정도 반복하자 입마개 없이도 발을 닦일 수 있게 되었고, 두 달 정도가 지나자 입질과 으르렁도 사라졌다. 안심하고 안고 쓰다듬고 맘껏 애정표현을 할 수 있기까지는 약 4달이 걸렸다.



통통한 다리가 너무 귀엽다.

애견이발기 구매해서 대충 10분컷 셀프미용했는데 은근 귀엽다. 사실 15년 정도 강아지 키우다보면 왠만한건 혼자서 척척 할 수 있다. 애견미용사분들처럼 정교하진 못해도 대충 흉내는 낼 수 있다.

사실 몇만원 주고 애견미용실 보내면 편하다. 하지만 난 보내지 않는다. 만에 하나 공주가 애견미용사분 손이라도 물면 큰일이니까. 그분들은 손이 생명인데 손을 다치면 생계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이렇게 미용, 발닦이기, 안고 쓰다듬기 등등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약 4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잘 따라와준 공주도 고맙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욱하고 올라오는 걸 잘 참아준 나에게도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목욕만큼은 쉽지 않다. 일단 물이 몸에 닿는걸 극도로 싫어해서 목욕만 하면 으르렁 시전중. 그래서 목욕할때는 입마개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찌됐건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면 공주와 나 사이를 가깝게 해준건 산책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다만, 비애견인들에게 최대한 피해가지 않게 배변봉투와 목줄은 필수이며, 사람이 없는 한적한 시간대를 이용할 생각이다.